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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7일자 사설 '‘기무사 민간 사찰’ 꼬리자르기 수사 안된다'를 퍼왔습니다.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기모 교수의 e메일을 해킹한 광주·전남지역 기무부대 소속 장모 중사와 김모 군무원 등 2명이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군기무사는 어제 국회 정보위의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국방부 조사본부가 곧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8월 쌍용차 파업 과정에서 기무사 대위가 민노당 관계자 등을 사찰한 데 이어 또다시 기무사 요원들이 민간인을 감시해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군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의문투성이다. 당초 국방부는 기 교수가 지난달 초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된 직후 기무사 요원의 아이디가 도용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피의자들이 해킹사실을 시인한 뒤에는 “지역 기무부대 요원들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방부는 지난달 19일 사건을 넘겨받은 뒤 지난달 2일 두 사람이 광주의 한 PC방에서 기 교수의 논문 파일 700여건을 빼낸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난 8월29일과 지난달 1일 서울 송파 등지에서 벌어진 두 건의 해킹 경위는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P 주소와 접속시간을 확보해놓고 누가 해킹했는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기무사의 조직적 사찰을 숨기기 위해 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2명 이상의 기무사 요원이 개입돼 있고, 서울과 지방 등 3곳에서 특정인을 상대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해킹이 이뤄진 것을 ‘개인적인 일’이라고 하면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더구나 두 피의자도 두 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군 당국 역시 기 교수가 장병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다며 정상적인 수사 대상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설령 이번 사건이 개인 비리라 해도 문제가 작지 않다. 기 교수가 조선대 총장 후보의 핵심참모임을 감안하면 피의자들이 대학 총장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군의 기강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은 기무사 요원들이 기 교수를 사찰한 경위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총리실의 김종익씨 사찰 때처럼 실무자를 처벌하는 선에서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군 정보기관이 민간인을 감시한 것은 국기를 흔드는 사안인 만큼 지휘 책임도 물어야 한다. 1990년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현 기무사) 민간인 사찰 폭로가 정권 퇴진운동으로 이어졌음을 군 당국은 기억해야 한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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