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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4일자 사설 '검찰, ‘이국철 폭로’ 진실 규명 포기했나'를 퍼왔습니다.

거액의 금품을 주고 받았다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이국철 SLS 그룹 회장이 어제 새벽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 두 사람 간 대질신문은 신 전 차관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문제삼고 나섰다. 그는 2년 전 창원지검이 자신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횡령 의혹 사건을 검찰이 다시 조사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수사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종종 엇갈리는 이 회장의 주장을 다 믿기 어렵다 해도 검찰의 진상 규명 의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한둘이 아니어서 부실 수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태도를 보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 회장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밝히기보다 의혹의 대상자인 신 전 차관과 다른 정권 실세들을 감싸는 데 급급해하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 이번 조사만 해도 당초 검찰은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의 대질신문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냥 돌려보냈다. 그래놓고 이 회장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을 통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에게 건넸다면서 증거로 제시한 백화점 상품권 구매 영수증을 조사해보니 일부가 다른 용도로 쓰여진 것이 확인됐다며 그가 제기한 의혹을 허위로 판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나머지 영수증을 관련 업체에서 찾아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서둘러 결과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어제는 검찰 인사가 이 회장의 지인을 불러 회유를 시도했다는 말까지 보탰다. 이래선 검찰이 정권 실세들의 의혹을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수사는 검찰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 회장이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대상에 정권 실세뿐 아니라 전·현직 검사장급 인사 4명도 들어있다. 검찰이 정권 실세와 검찰 내부 인사들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밝히는 데 머뭇거리면 또다시 제 식구 감싸기와 불공정 수사 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검찰은 곧 이 회장과 신 전 차관을 재소환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두 사람의 대질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다른 정권 실세들의 연루 의혹도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그것이 검찰이 더 이상의 불신을 면할 수 있는 길이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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