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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19일자 사설 '나경원 후보, 이러고도 도덕성 말할 자격 있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그동안 사학재단 소유주인 아버지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 “이번 선거는 제 선거이므로 아버지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드러나는 정황을 보면 나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단순히 아버지의 비리 의혹이 아니라 나 후보 자신의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후보를 둘러싼 도덕성 시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를 사적인 이해관계에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나 후보가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 당시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홍신학원을 교육부 감사에서 빼줄 것을 당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위원이던 나에게 청탁했다”고 폭로했다. 나 후보 쪽은 정 전 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친의 학교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제기한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청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청탁’이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으니 청탁을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소가 웃을 노릇이다. 상대 당 의원의 사무실을 이례적으로 직접 찾은 것부터가 방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게다가 ‘홍신학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나 후보의 주장과 달리 이 학원은 오래전부터 ‘문제 재단’으로 지목돼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홍신학원은 16대 국회 때에도 국회로부터 감사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으나 끝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회계장부 등 감사자료를 불태운 적도 있다는 게 정 전 의원의 주장이다.

홍신학원 소속 교사들이 나 후보에게 정치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사립학교 교사들이 재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약자 처지에 있는 교사들이 유무형의 압력 때문에 후원금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한나라당은 전교조 교사들이 민주노동당에 1만~2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조차 법률적으로 문제 삼는 정당이다. 나 후보가 교사들한테 정치후원금을 받은 게 더욱 파렴치하게 여겨지는 까닭이다. 나 후보는 홍신학원 이사장의 딸일 뿐 아니라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 학원 이사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더는 ‘아버지 문제’라는 변명으로 넘어가지 말고 이런 의혹들에 솔직히 답하기 바란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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