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깊은호수가 생각하는 세상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글은 한국일보 2011-10-06일자 사설 '민주당, 자신을 깨는 쇄신에 나서길'을 퍼왔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5일 사의를 접었다. 전날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데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사퇴의사를 번복한 것이다. 모양새는 썩 좋지 않다. 하지만 사의 표명과 철회가 정략적 계산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 물러나면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갈등과 혼선으로 민주당이 더욱 지리멸렬해지고,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변의 설득이 먹혔다고 본다.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사퇴 철회를 결의한 데다 박원순 후보도 적극 만류하는 상황에서 사퇴를 고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 대표로서 체면은 구겼지만, 손 대표는 선제적으로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당내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었던 책임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결과적으로 거둔 셈이 됐다. 사실 손 대표가 당내 경선이 준비되기도 전에 박 후보에 입당 구애를 하고, 천정배 최고위원 등의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점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이번 사퇴 번복 파동을 거치면서 그런 비난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손 대표나 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변한 것은 전혀 아니다.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하게 된 현실, 아무리 이명박 정부가 비난을 받아도 당 지지도가 20%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처지는 달라진 게 없다. 안철수 교수가 거명되자마자 지지도가 50%를 넘고, 당초 5%선에 머물던 박원순 변호사가 안 교수의 출마 포기 이후 곧바로 40~50% 선으로 치솟는 현상에서 민주당의 자리는 없었다.

 

손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근본적 혁신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라고 밝힌 대로 민주당은 본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 과거 김대중 총재 시절에는 총선이나 대선 때마다 재야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새 인물들을 충원, 체질 개선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지도자도 없고, 부분적 수혈은 한계를 맞고 있다. 민주당이 중심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문호를 개방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을 깨는 자세를 취해야 할 때가 왔다. 그 과정에서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시대정신과 지향점에 대한 토론도 치열하게 전개돼야 할 것이다.



P 깊은호수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동 | 벽산메가트리움오피스텔
도움말 Daum 지도
1  ... 1581 1582 1583 1584 1585 1586 1587 1588 1589  ... 2045 
BLOG main image
깊은호수가 생각하는 세상
종희가 사는 모습
by 깊은호수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045)
정치 (355)
시사 (775)
세상사는 이야기 (41)
여행 (51)
반려동물 (0)
미디어 (18)
경제 (137)
인물 (22)
사진 (5)
이슈 (322)
환경 (85)
인터넷 (0)
사회 (82)
종교 (4)
IT (0)

달력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